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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클라이밍은 동계올림픽 정식종목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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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클라이밍은 동계올림픽 정식종목이 될 수 있을까?

글/오영훈, 국제교류이사


아이스클라이밍은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쇼케이스 종목으로 선정되어 일반에 선보여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아쉽게도 시범경기 종목에 포함되지 못했다. 그런 타격을 뒤로 하고, 아이스클라이밍의 올림픽 위원회 주관 단체인 국제산악연맹(UIAA)에서는 아이스클라이밍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최근 수 년 간 대회 수, 참가자 수, 홍보 등 각 부문에서 꾸준한 성장을 이뤘다. 경기에 여러 대륙 다양한 국가에서 참가하고 있고, 청소년 선수도 (우리나라는 적지만)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TV 중계를 위해 경기 시간 단축 및 다이내믹한 중계 방식이 도입됐다.


그런 상황에서 아이스클라이밍이 2030년 파리 동계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선정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최근 국제산악연맹 및 아이스클라이밍 관련자들 사이에서 고조되고 있다. 동계올림픽 개최국의 올림픽위원회는 자체적으로 신규 종목을 정식종목으로 채택할 권한이 주어진다. 그런데 2025년 1월 프랑스 샹페니앙바노즈에서 열린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에 프랑스 올림픽위원회 담당자가 시찰을 오는 등, 프랑스산악회 담당자는 이를 무척 긍정적인 신호로 보고 있다. 프랑스올림픽위원회가 아이스클라이밍을 자국 추천 종목으로 결정하는 지의 여부가 사실상 최대 관문인 셈인데, 그 결정 여부는 의외로 일찍 나올 전망이다. 일단 2025년 5월 중에 1차 협의가 예정돼 있다.


다만 상반되는 논리가 존재한다. 아이스클라이밍의 정식종목 등극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국제산악연맹의 사무국장(CEO) 안드레 본 로츠는 정식종목 등극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낮다고 평가했다. 가장 큰 이유는 경기장에 얼음이나 눈이 너무 적다는 것이다. 실제로 다른 경기는 거의 모두 전적으로 눈이나 얼음 위에서 경기가 펼쳐지는 반면, 오늘날 아이스클라이밍 경기는 목재 구조물에서 펼쳐지고 얼음은 일부 구간에서만 활용될 뿐이다. 한국 청송의 경기가 그 극단적인 사례다. 다만, 이번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얼음 벽을 상당량 활용한 게 특징이었다.


그런데 같은 이유로 아이스클라이밍의 정식종목 등극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도 있다. 최근 동계올림픽에서 인공눈 사용이 너무 많다는 지적 때문이다. 2014 소치올림픽은 전체 눈의 80%를, 2018 평창은 90%, 2022 베이징 올림픽은 100%가 인공눈이었다. 인공눈 사용은 엄청난 양의 전력과 물을 사용하며, 이는 환경피해는 물론 대규모 탄소배출로 직결된다. 따라서 소량의 얼음만 얼려도 가능한 아이스클라이밍은 훌륭한 대안 스포츠로 비칠 수도 있다고, 국제산악연맹 세계아이스클라이밍(WIC) 위원장은 언급했다. 실제로, 빙벽등반 인구가 아예 없다시피 한 인도네시아에서는 대한산악연맹 측으로 아이스클라이밍 출전 선수 훈련을 위한 강사 파견을 문의해 오기도 했다. 드라이툴링 벽이 두어 군데 있다며 훈련은 가능한 상황이었다. 나아가 각국 및 국제 스포츠 기관은 유엔 기후변화 협약(UNFCCC)에 의거해 탄소배출량 감축 목표를 세우고 이를 달성해야 할 의무가 있다. 2030 동계올림픽에서 이러한 최근의 인식이 과연 어느 정도로 반영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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