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퍼시픽크레스트트레일, 기후변화로 일시종주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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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대형 산불로 통제 구간 상존…구간별로 여러 해에 나눠 완주 가능
미국의 대표적인 장거리 트레일이 된 퍼시픽크레스트트레일이 기후변화로 완주가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해 충격을 주고 있다.
멕시코 국경부터 캐나다 국경까지 미국 서해안 능선을 총 4,270km로 잇는 이 구간은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총 7748명이 완주한 것으로 집계된다.
퍼시픽크레스트트레일협회의 연도별 완주자 통계. 이미지 퍼시픽크레스트트레일협회.
한 여성이 단독으로 이 트레일을 종주하는 내용을 담은 2014년 영화 <와일드>가 꽤 좋은 호응을 받으면서 트레일에 나서는 인구가 크게 늘었다. 이들은 대개 5개월 이상 걸리는 일시종주로 끝냈다. 각종 식량과 장비 등 일 인당 총비용은 5천 달러(6백만 원) 정도 소요된다. 올해에도 지난 4~5월에 수백 명이 남쪽 끝에서 일시종주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퍼시픽크레스트트레일을 한 여성이 단독으로 종주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 2014년 헐리우드 영화 <와일드>. 동명의 소설을 배경으로 큰 인기를 끌어 트레일에 나서는 인구가 크게 늘었다.
퍼시픽크레스트트레일이 지나는 워싱턴주의 글래시어피크 야생보호구역에서 2020년 다우니크릭 산불 당시 등산객 두 명이 산불에 갇혀 위험한 상황에 있었다. 사진 산드라 러프너.
그뿐 아니라 산불 연기로 인한 대기 오염도 심각해 통제되지 않은 구간을 지날 때도 호흡기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 퍼시픽크레스트트레일협회 홈페이지의 실시간 업데이트에 따르면, 8월 초 현재 총 1930km 구간의 대기 질이 ‘좋지 않음’, 760km 구간이 ‘위험’으로 표기돼 있다. 게다가 가뭄으로 샘터가 마른 곳이 많아 식수 찾기가 어려워졌다. 이는 사막 구간에서는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야영하던 밤사이 산불이 번져 급히 돌아 내려오는 하이커. 사진 엘리어트 쉬머.
퍼시픽크레스트트레일협회의 스콧 윌킨슨 홍보이사는 “트레일 전 구간을 일시 종주하는 것은 이제 거의 불가능해졌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트레일 일시종주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현재 협회에서는 자기 사는 곳 인근 구간만 완주, 구간별로 1~2주씩 나누어 완주하기 등을 대안으로 홍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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