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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전설’ 라인홀트 메스너의 기록 정정한 기네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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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교류위원회 작성 375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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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피니즘 전통이 훼손되는 데 대한 불안감 공유하는 산악계 


지난 2021년, 독립 연구기관인 8000ers.com에서는 8천 미터 14좌의 ‘진짜 정상’을 모두 오른 사람은 전 세계에서 3명 밖에 없다고 발표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발표 뒤 등반가들은 진짜 정상을 오르려고 해 왔고 완등자 숫자는 현재 6명으로 늘어났다. 


이와 같은 내용을 기네스북에서 받아들이면서, 지난 9월 공식적인 기준 두 가지를 발표했다. ▲사람이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지점인 ‘진짜 정상’(true summit)을 올라야 등정이다. ▲베이스캠프∼정상 사이를 반드시 두 발로 왕복해야 한다. 하산 중 응급 상황으로 인해 헬기를 이용하거나, 모험적인 시도를 위해 스키, 스노보드, 패러글라이더 등을 활용하는 경우에는 심의를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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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무산소로 에베레스트 정상에 선 라인홀트 메스너. 사진 국제산악연맹.


이 기준에 따라 기네스북은 여러 가지 조치 중에, ‘살아있는 전설’ 라인홀트 메스너(이탈리아)의 기록도 정정해 화제가 됐다. 메스너는 1986년 최초로 14좌를 완등했다고 한 인물이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 따르면 안나푸르나(8,091m)에서 정점보다 5미터 아래의 지점까지만 올랐다고 하여 13개만 오른 것으로 판명됐다. 이에 따라 기네스북은 메스너가 종전에 갖고 있던 기네스북 기록 2가지를 취소했다. ▲8천 미터 14좌를 최초로 오른 인물 ▲8천 미터 14좌를 모두 인공산소 사용 없이 오른 인물 2가지다. 그리고 14좌 진짜 정상의 최초 완등자는 미국의 에드 비에스터스라고 지목했다. 비에스터스는 2005년에 8천 미터 14좌를 완등했다. 18년 여정의 종지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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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 미터 14좌 최초 완등자로 기네스북이 지정한 에드 비에스터스(좌)와, 14좌 완등자 지위를 박탈당한 라인홀트 메스너(우). 사진 셔터스톡, 글로벌 레스큐.


그러나 정작 당사자인 비에스터스는 “메스너야말로 시대를 앞서갔던 사람”이라면서, “내가 최초라니 믿을 수 없다. 메스너가 여전히 최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슷하게 논란이 일었다. 고산등반에 주력하는 ‘익스플로러스웹’에서는 8000ers.com과 이를 주도한 독일인 기록가 에버하르트 주르갈스키를 비판하는 논조가 일반적이었다. 고산등반 기록을 바꾸려고 기네스북을 사주했고, 각종 자료들로 유명 등반가를 폄훼하려고 한다는 논조였다. 동홍주안에 대해서도 ‘전혀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 최고의 기록을 가져간다고 비판했다. 네티즌들도 대개 ‘등반이 일천한 인물들이 등반사 전면에 나서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언급이 다수였다. 급기야 국제산악연맹(UIAA) 등반위원회에서도 성명을 내고 “국제산악연맹은 등반사를 바꾸려는 이 시도를 거부하고 라인홀트 메스너를 포함한 선구적 등반가들에 전폭적 지지를 보낸다”고 발표했다.


그 외에도 기네스북 측은 ‘8천 미터 14좌 여성 최초 진짜 정상 완등자’는 2023년 4월 26일 시샤팡마를 올랐던 중국의 동홍주안이라고 했다. ‘8천 미터 봉우리 진짜 정상의 최단시간 완등자’는 1년 5개월 만에 14좌를 마친 크리스틴 하릴라(노르웨이, 37세) 였는데, 하릴라는 텐젠 라마 셰르파(네팔)와 둘이서 자신의 기록을 재차 경신을 시도했고, 결국 2023년 7월 27일, 14좌를 단 92일 만에 완등했다. 이게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한편 텐젠 라마는 10월 7일, 중국 영내의 시샤팡마 등반 중 눈사태로 사망하고 말았다. 하릴라는 14좌 여정을 마치고는 노르웨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 할 일은 다 한 것 같다. 그런 여정은 더 하고픈 마음이 없다”라고 하며 사실상 고산등반을 그만둔다고 선언했다. 다만 각종 영화, 저술, 강연 등 관련 활동은 당분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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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 미터 14좌를 최단기간인 92일 만에 완등한 기록 보유자인 텐젠 라마 셰르파. 10월 초 시샤팡마 등반 중 눈사태로 사망했다. 사진 네팔 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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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친구와 함께 노르웨이 TV 방송에 출연한 크리스틴 하릴라. 사진 크리스틴 하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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